한국인 원폭 희생자 제74주기 추모제 엄수
2019-08-08 입력 | 기사승인 : 2019-08-08
데스크 bokji@ibokji.com

 

<제74회 원폭피해자 추도식을 마친 내외빈>


평화의 도시,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리는 경남 합천에서 열린 ‘2019합천비핵평화대회’와 ‘제74주기 원폭희생자 추도식’이 엄수 됐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2018 합천비핵평화대회'는 원폭2세 환우쉼터인 합천평화의 집(원장 이남재)이 주관했다.


‘피폭, 과거·현재·미래 ? #가해 책임규명 #실태조사, 후손지원 #기억·교육’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국·내외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8월 5일과 6일에 걸쳐 경남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비핵·평화 영화상영’, ‘비핵·평화이야기 한마당 국제토론회’, ‘비핵·평화 난장-사진전, 도서전, 평화메시지’, ‘제74주기 원폭희생자 추도식’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비핵·평화 영화상영’은 김지곤 감독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한 ‘리틀보이12725’가 상영되었다. 이 영화는 우리 사회에 처음 원폭피해자 2세임을 커밍아웃한 고 김형률씨가 선천성면역글루브린결핍증으로 인한 폐질환을 앓으면서도 피폭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원폭피해자 2세들의 인권과 삶의 소중함을 절절히 호소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비핵·평화이야기 한마당 국제토론회’에서는 한일반핵연대 대표인 이승무 박사가 ‘미국은 왜 원폭을 투하했는가?’에 대해 미국의 원폭책임을 묻는 회 운영위원인 芳賀普子하가 히로꼬 박사가 “미국의 원폭투하책임을 묻는다”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Alexander Harang 알랙산더 하랑 (노르웨이, 비핵평화활동가)은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의 원폭가해책임과 INF탈퇴와 관련해 세계가 중거리 핵무기 개발, 실험, 배치로 인해 각축장이 되어 지구촌 각 지역의 전쟁 가능성 위험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는 현 정세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비핵평화를 위한 전 세계인들의 평화연대를 촉구하였다. 



<박능후 장관이 원폭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격려의 마음을 전했다> 


‘비핵·평화 난장’은 원폭피해자 작품전, 도서전, 평화메시지 평화트리 달기로 진행됐다. 작품전은 현재 피폭 트라우마 완화를 위한 심리치유서비스를 받고 있는 원폭피해자들이 직접 공예품, 미술작품을 만들어 전시하였다.


도서전은 ‘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 ‘흉터위의 꽃’ 등 국내에 출판된 원폭관련 도서를 전시하였다. 평화메시지는 대회 참가자들이 비핵평화에 대한 소망을 담은 메시지를 작성해 평화트리에 매달도록 하여 참석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비핵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평화나무에 매달았다.



「해원을 넘어 평화의 언덕으로」.....74회 추도식 엄수


원폭 희생자에 대한 추도식은 「해원을 넘어 평화의 언덕으로」 라는 주제로 8월 6일 오전 10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위령각 앞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주관으로 원폭피해자를 비롯해 국내·외빈과 시민사회단체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진행됐다. 


<원폭피해자를 위한 살풀이 추모공연> 


추모제는 문준희 합천군수의 집례로 봉행된 제례를 시작으로 추모공연(살풀이), 추모 묵념, 헌화, 유족대표 인사말, 추도사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추도식에서는 중앙정부를 대표하여 74년 만에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처음 참석하여 그동안 정부로부터 무관심과 외면을 당해왔던 원폭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박 장관은 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원폭피해자와 유가족, 후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박능후 장관은 추도사에서 “일본의 침략과 지배로 인한 역사, 이런 아픈 역사의 희생자를 가슴에 새기고 원폭 피해자들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며 평화의 초석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앞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의료지원, 추모사업 등 보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를 대표한 위드아시아 이사장 지원스님의 추도사>
 

시민단체를 대표해 추도사를 한 지원스님(원폭피해자지원단체 공동대표, 위드아시아 이사장)은 “일본은 아직도 강제징용과 원폭의 원인을 제공한 자신들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최근 경제침탈까지 일삼는 등 반성의 기미를 찾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비핵평화공원추진위원장이며 평화와통일을 여는사람들 상임대표인 문규현 신부, 이치바준꼬 원폭피해자지원 일본시민사회단체 대표도 불법행위로 인한 일제징용피해자들의 인권과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소멸시키려고 하는 일본정부를 강력히 규탄하였다. 특히 이치바 준꼬 대표는 “일본의 양심 있는 시민사회세력과 연대하여 아베독재정권의 만행을 그치게 하자”고 제안하기도 하였다. 


매년 진행하는 추모제는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와 9일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희생당한 한국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행사다. 원폭 투하 당시 한국인 피해자 5만여 명의 70%가 합천 출신으로, 현재 전국에 2200여명이 생존해 있으며. 그 중 360여 명이 합천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 


이번 대회의 성과에 대해 합천평화의집 이남재 원장은 “지난 2016년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원폭피해자 대상에서 제외되어 국가의 아무런 지원도 없이 피폭 후유증으로 고통을 대물림하고 있는 원폭피해자 2세들이 피해자 대상이 되도록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 개정과 세계비핵평화공원 조성의 시급함을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74년전 일본에서 원폭으로 희생당한 희생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고통스러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피폭자1세와 2세를 비롯한 그 후손들의 애절한 삶과 아픔을 공유하며 한반도와 지구촌의 비핵, 평화를 향한 간절한 소망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이다.  <합천=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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