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국 칼럼 7] 이제 분배를 이야기할 때 2편 - '왜 분배인가?'
2019-06-17 입력 | 기사승인 : 2019-06-17
데스크 bokji@ibokji.com


<이경국 사회복지실천과교육연구소장> 


일요일 아침, 동네 카페에 들러 '라떼' 한 잔 하고 있다. 이 라떼의 가격은 3,500원이다. 이 3,500원을 분석해보자. 아주 보수적으로(이윤이 적게)...


일단 아르바이트생의 용역비 -> 850원(시간당 10잔을 판매하는 것 기준), 라떼 재료비 - 얼음, 원재료 가루, 설탕 등 기타 -> 850원, 점포비 및 프랜차이즈비등- 권리금 1억에 월 150만원(가정) 하루 100잔 기준  900원, 제세공과금 및 기타 ?450원, 이윤 ? 450원, 어디까지나 추정이다.


이것저것 다 제 하고 이곳 사장님이 손에 쥐는 이윤은 전체의 약 13퍼센트 정도로 적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나는 무슨 돈으로 라떼를 마셨을까? 일주일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강의한 수입의 일부일 것이다.


그 강의는 누군가의 의뢰로 이루어지며 의뢰한 곳은 나의 강의비를 지급하기 위해 예산을 수립했을테고 그 예산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또는 회비, 후원금일테고 그 보조금은 세금이 모인 것이며 회비나 후원금은 구성원 또는 후원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그 구성원이나 후원자들의 수입 중 일부이다.


그 세금은 지금 내가 마시는 커피 체인점 사장님이 내는 제세공과금, 아르바이트생의 수입, 재료상 사장이 내는 세금 및 후원, 점포월세에 매겨지는 세금 등이 내 강의비가 되었을 것이다.


그 강의비로 나는 지금 이 더운 날에 한적한 카페 자리에 앉아서 얼음가득 고소한 라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것이고, 이 카페는 나에게 라떼를 제공한 댓가로 받는 3,500원의 수입을 통해 1차적으로 아르바이트생, 상가주, 프랜차이즈 회사, 재료사 사장, 한국전력, 수자원공사 등등과 그 수입을 나눈다. 2차 수혜부터는 무한대다.


이것이 바로 경제학의 눈으로 보면 생산, 공급, 소비(수요)등의 경제행위 이고 사회복지의 눈으로 보면 분배 행위인 것이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경제 생태계', '분배 생태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알고 보면 우리는 아침 눈뜨는 순간부터 밤에 잠자는 순간 그리고 그 잠든 중(난방)에도 경제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활동이 원활하면 "경제가 좋다" 하고 경제활동이 원활하지 않으면 "경제가 나쁘다" 고 하는 것이다. 알고 보면 상식적인데다 이해하기 쉽고 순리적이다.


아이러니 한 일은 불특정 대중은 이처럼 언급할 때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공감하는데, 평소에는 생각하거나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요관심사로 둘 만큼, 깊이 생각할 만큼의 사안으로 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러한 경제활동의 순환과정이 바로 '분배'라는 것이다. 분배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분배'를 매우 불편하게 느끼는 기득권이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이기에 '분배'라는  요소는 비효율적이거나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라고 경제기득권자들은 말한다. 자본주의사회는 경쟁, 적자생존 인데 '분배'는 내 것을 누구에겐가 줘야한다는 관념이 강하기에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이다.


심지어 빈곤층마저 이러한 경제기득권자의 분배관점에 동조하기도 한다. 그러니 경제가 안 좋아지는 것은 대통령이 정책을 잘못 써서 이지 결코 경제 기득권자들이 잘못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이 바로 분배가 불균형해서 언급되는 문장이다.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이유는 많이 벌고 쓰지 않아 그러는 것이고 가난한 자가 더 가난하게 되는 이유는 적게 벌고 많이 쓰기 때문이다.


부자는 많이 벌면 많이 써야 하고 가난한 이 역시 많이 벌어 많이 써야 한다. 부자는 많이 벌 수 있고 많이 쓸 수 있지만 빈자는 많이 벌 수 없지만 많이 쓸 수 밖에 없다.


사람이 사는데 먹고, 자고, 입는 것, 배우는 것이 필수인데 이에 대한 비용이 전체 경제활동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그러니 빈자들은 돈을 못 벌면 쓰지 않게 된다. 그건 당연한 것이다.


빈자의 기준이 무엇인가? 부채가 많은것? 아파트에서 살지 않는 것? 차가 없는 것? 또 우리 역시 '빈자'다 라고 하는 '부자'들 역시 소비에 인색하다.


사실 '부자'들은 소비를 좀 하지만 내수형 소비(국내제품)소비 또는 보편적 소비(재래시장 이용 등등)는 비교적 하지 않는다. 소비를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분배의 관점에서 그 소비의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 애매하다. 그러고 보면 이 세상엔 빈자만 있고 부자는 없다. 모두가 어렵다 한다.


그 이유가 바로 '욕구' 때문이다. 욕구는 정말 욕심이 많다. 끝이 없다. 그 욕심을 해소하기 위해선 생산과 소비가 원활하고 이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재원이 창출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활동이 루즈해지면 안된다. 끊임없이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다시 '분배'라는 중요 요소가 등장해야 한다.  <다음 회에서 더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데스크 bokji@ibokj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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