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포복지관 위수탁 사태, 광범위한 법인공모 기준이 촉발
2019-01-08 입력 | 기사승인 : 2019-01-08
데스크 bokji@ibokji.com

 


새해 벽두부터 부산 전포종합사회복지관(이하 전포복지관) 위·수탁 문제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운영법인 공모 기준에 기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포복지관 공모 과정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은 위탁공모 시 신청법인의 목적사업이나 주요사업에 사회복지사업과 관련된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 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9월 27일자 부산진구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을 통해 공고된 ‘개금·전포종합사회복지관 위탁운영 법인 모집 공고(안)에 따르면 운영법인 공모 신청자격은 ‘부산광역시에 주사무소(분사무소 포함)를 두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또는 비영리법인으로 개금종합사회복지관의 경우 보육시설 운영 가능 법인’으로 되어 있다.(사진1 참조)



<부산진구청에서 공고한 전포복지관 운영법인 신청자격 자료 =홈페이지 발췌> 


한편 사상구청의 경우 지난해 11월 29일 공고한 사상구장애인복지관 운영법인 위탁공고 신청자격은 ‘공고일 현재 법인의 주사무소가 부산광역시에 소재하는 사회복지법인 또는 비영리법인 ☞ 법인정관의 주요사업 내용에 사회복지사업이 포함되어 있어야 함’으로 되어 있다.



<사상구청에서 공고한 사상구장애인복지관 운영법인 신청자격 자료=홈페이지 발췌> 


남구청의 경우도 지난해 3월 9에 공고한 감만종합사회복지관 운영법인 위탁공고 신청자격의 경우 ‘사회복지법인 또는 정관상 사회복지사업에 관련된 목적사업이나 주요사업 내용에 사회복지사업이 포함된 비영리법인으로, 공고일 현재 부산광역시 소재한 법인’으로 되어 있다.



<남구청에서 공고한 감만종합사회복지관 운영법인 신청자격 자료=홈페이지 발췌> 


즉, 정관상 목적사업이나 주요사업 내용에 사회복지사업이 제시되어 있는 법인에 신청자격을 주어 사회복지사업에 대한 운영법인의 의지를 확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청자격 제시에 대한 부산진구청의 안일함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불법적인 요소는 없다.


이번에 전포복지관을 수탁한 ‘재단법인 그린닥터스’는 1997년 5월 ‘백양의료봉사단’을 발족, 2004년 2월 ‘재단법인 그린닥터스’로 등록했다. 이후 의료사회봉사를 주요사업으로 활동해 왔다. 법인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비전이나 미션, 주요사업 어디에도 전문 사회복지사업 활동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법인이기에 공공재인 위탁 사회복지시설을 사유화로 생각하고 법과 제도, 행정기관과의 계약을 무시한 채 운영하려는 법인의 사회복지사업에 대한 이해부족과 인수인계 과정상의 무리한 부분이 이번 사태를 촉발했다는 지적이 일면 타당성을 얻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부산시사회복지관협회 김영신 회장은 “사회복지사업이 고도의 전문성과 투명성, 주민들부터의 신뢰성이 필요함에도 일부의 행정기관이 관행에 따라 운영법인의 신청자격을 주는 것은 아무나 사회복지사업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올곧게 사회복지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법인이나 사회복지종사자들을 가볍게 여기는 처사로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 복지관 관장은 “우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복지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기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탁 운영법인의 전문성과 의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회복지시설 위수탁제도를 비롯한 제도개선과 사업에 대한 인식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복지개발원이나 부산시사회복지협의회와 같은 책임성 있는 단위에서 다시는 이번 일과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500여명의 사회복지관계자들이 온종합병원 앞에서 그린닥터스 법인의 수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1월 8일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관계자 500여명은 부산진구청과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온종합병원 앞에서 이번 사태를 초래한 그린닥터스가 전포복지관의 수탁을 철회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위·수탁제도의 개선도 강력히 촉구했다.



데스크 bokji@ibokj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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