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높으면 장땡! 사회복지 조직경영
2013-06-18 입력 | 기사승인 : 2013-06-18




링크 글 참조
http://goo.gl/ej7To


아직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박남철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작년 초 즈음 활발했던 사회복지관 평가혁신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서였다. 그 즈음해서 나는 근무하던 장애인복지관 경영 전반에 대해 ISO26000의 스텐다드를 적용하는 과정 중에 있었고, 지식적으로 상당히 갈급함을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고작 말단 기획팀장이라는 포지션으로 조직경영 전반에 대해 감 놔라 배 놔라 하기 어려운 한계도 함께 느끼고 있었다.


뭐 그래도 6대 과제별로 TFT를 구성하고 공부하며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기준으로의 근무환경 개편, 조직 내 다양한 소통구조 확대, 직원들의 사업에 대한 책임의식 수준 향상, 진정한 의미의 이용자 중심 사업설계, 기관의 미션과 비전 중심 과업수행이라는 분위기 조성에 크게 일조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단순히 ISO26000을 준용하여 점수를 매겨 절대평가 한다는 것 자체가 모범적인 조직 경영모델의 기준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게다가 ISO26000은 가장 선진화된 글로벌 스텐다드 임에도 인증제가 아닌 권고사항으로 규정해놓은 의미를 잘 파악해야 한다.


어떤 가이드라인이든 '최저점 이상을 달성하면 선진적이다'라고 규정해버리면 그 최저점을 넘기기 위한 최소한의 행정적 노력만을 수반하게 된다는 사실을 ISO에서 파악한 것이기 때문이다. ISO의 인증이 정말 선진조직경영에 대한 인증이라면, 세상에 나쁜 기업 하나 없고, 불공정거래, 노동자 인권탄압 같은 현상이 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렇던가? 매년 GRI G3를 차용하여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를 내고 자화자찬하는 굴지의 국내 대기업들은 정작 그들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ISO든 GRI든 하다못해 사회복지관 평가척도든 조직경영에서 공공의 선을 규정해 놓은 스텐다드를 도입하고 있다면 그것을 조직의 리더부터 말단 사원까지 내재화시켜 지키고자 전사적으로 노력해야 가장 선진적인 조직이 될 것이다.


[인증 = 선진조직] 이 공식은 틀렸다.
[의지와 실천 = 선진조직으로 가는 길] 이런 마인드가 정답이다.


이는 상향평준화된 사회복지관 평가제도의 모순과도 일맥상통한다. 평가 최우수 기관은 과연 지역사회 내에서 지역주민에게 얼마나 큰 호응과 관심, 참여를 끌어내는 조직일까? 상당히 불편한 진실이다. 그들만의 리그인지도 모른다.


사회복지 조직은 “경영”의 의미를 상당히 이질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기도 할 것이 비영리 조직은 영리조직과 달라 지배구조 자체의 한계와 모순이 있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넋두리하는 동안 ISO9001을 인증받는 사회복지관은 뭐라 설명할 것인가? 또한, ISO26000은 ‘비영리 조직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조직이 이행해야 할 공동의 선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결론은 이렇다.
그것을 하고 못하고를 논할 것이 아니라,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추고 조직을 공공의 선까지 끌어올리고자 할 것인가를 논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보인다.


척도로 정해놓은 인증 최저점은 단순히 수치에 불과하다. 우리는 점수를 잘 받는 것과 평소에도 실천하고 있는가? 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해보지 않고 ‘우린 안돼’, ‘우린 달라’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ISO26000이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상식적인 수준의 것, 하지만 지키기 어려운 것들을 자발적으로 지키려 노력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라 보면 될 것 같다. 의지가 있다면 성공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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