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청년의 어머니 김석주]
여느 부모보다 더 인격적으로 대하는 사회복지사 보며 안도
'나누고 사랑하며 함께하는 복지공동체' 나사함복지재단 설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2개의 강연을 들었다.
'발달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의 실태와 과제'로 나사함재단 김종윤 이사님의 현장 이야기와, '발달장애인 맞춤형 자립지원의 방향'으로 현광희 부산발달장애인지원센터장의 실무적 제안이었다.
나사함에서 서비스를 받는 이용자의 엄마로서 그 자리에 앉아있으니, 따뜻했다. 이 무더위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따뜻함을 느꼈다.
내가 죽어도 아들은 좋은 사람들 덕분에 무사히 인간답게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들었다.
아들 일곱살 때, 일본의 자폐인 테츠유키 어머니의 강연을 들으면서 세상엔 믿을만한 사람들이 있음을 알았다.
테츠유키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죽고 싶다고 하소연할 때 상담하던 사회복지사가 "어머니는 결혼도 해보고 살만큼 사셨으니 혼자 죽으세요. 아드님은 우리가 돌보겠습니다."라고 답해서 그 후로는 한번도 낙담하지 않았다고 했다.
17년 전 내가 치료사로 장애인거주시설에 일하러 갔을 때에도, 여느 부모들보다 발달장애인을 더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돌보는 사회복지사들을 보며 안도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서로를 지지하고 짐을 나누는 동료들이 함께 한다면, 좋은 사람들은 기꺼이 이 어려운 일을 감당해내는구나!”
아들 덕분에 치료사, 특수교사, 사회복지사들을 만나면서 나는 혈육의 관계보다 사명의 관계가 더 깊고 강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는 단순한 직업의지로 가능한 게 아니다. 나름의 사연과 삶의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일이었다. 이분들이 지치지 않기를 바란다.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더 많기에, 자신의 삶과 쉼도 누리고 즐기면서 천천히 오래 걸으시기를 바란다.
엄마가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한 것처럼, 종사자들이 즐거워야 발달장애인도 즐거울 수 있다. 내 곁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내 아들의 미래도 아름다우리라, 다시 꿈꾸며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데스크 bokji@ibokj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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